"육아 휴직은 '멈춤' 아닌, 내면을 단단하게 만든 계기"
여가부, '가족친화 최고기업' SK하이닉스 간담회
결혼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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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7 02:28 | 최종 수정 2024.02.07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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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휴직은 '멈춤'이 아닌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면서, '더 도전해보겠다'는 맘을 먹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SK하이닉스에 다니는 직장 생활 19년 차 장세화(42) 씨는 둘째가 찾아오면서 2021년 육아휴직을 냈다.
당시 팀장을 맡았던 장씨는 육아 휴직을 내겠다는 말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지만, 배려심 있는 상사 덕분에 1년을 휴직하고 아이들과 남해 등을 돌면서 여행을 다녔다.
원래 있던 팀으로 복직해 약 1년을 보낸 뒤 '나도 더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겨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겠다고 지원해 부서도 옮겼다.
장씨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삶의 여유를 갖고 내면의 힘을 키우고 싶다면 육아휴직을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며 "내 가족이 행복하고, 저도 회사도 행복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으니 앞으로 뭐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의 육아 휴직 스토리는 5일 경기 이천의 SK하이닉스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간담회에서 소개됐다.
SK하이닉스는 2009년 처음 가족친화 기업으로 인증받은 뒤 15년간 이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작년 '가족친화 최고기업'에 선정됐다.
가족친화 제도는 여가부가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자녀 출산과 양육지원 제도, 유연근무 활용 정도를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다. 2008년 도입 후 작년까지 모두 5천911개 기업이 지정됐다.
이 회사는 여성 근로자가 출산휴가를 신청하면 1년의 육아휴직을 자동 연계해 별도의 휴직 신청 없이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만 12세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은 특별 육아휴직 1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배우자 출산휴가도 확대해 법정 유급휴가일 10일에 더해 출산 자녀 수에 따라 최대 20일의 유급휴가를 지원한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에는 최대 3개월의 무급 휴직을 부여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제조업에서 최초로 도입했다고 밝힌 '육아기 단축 근무 제도'를 두고도 다양한 경험이 오갔다.
재무 조직 자산관리팀에 근무하는 김지연(31) 씨는 "임산부를 위한 각종 지원 가운데 최고로 꼽는 것은 '단축 근무제'라며 "주 30시간만 일하면 되는데, 일찍 퇴근해서 저녁 챙겨 먹는 등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반겼다.
그는 유급 휴직 제도도 있지만 열심히 다니면서 근무할 수 있는 점을 단축 근무제의 장점으로 꼽았다.
엔지니어 김범조(35) 씨도 "올해로 딱 10년 차라 장기근속 휴가가 나오는데, 내년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며 "덕분에 둘째 아이 생각도 생겼는데 아내가 승인해 줄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가족친화제도 활용이 어려운 중소기업 근로자도 이를 누릴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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