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 ‘젤리피쉬’가 관객을 만난다. 영국 극작가 벤 웨더릴(Ben Weatherill)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이 공동 제작하며, 연출은 민새롬이 맡았다. 국립극단이 주최하는 ‘2025 기획초청 Pick크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민간에서 제작한 우수 연극을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의 하나다.

‘젤리피쉬’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27세 여성 켈리와 비장애인 남자친구 닐의 연애, 결혼, 출산 과정을 유쾌하고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사랑과 결혼’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장애인 당사자의 독립과 자기결정권, 사회의 시선과 제도적 장벽을 함께 조명한다. 단순히 감동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존중하는 시각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

이 작품은 2018년 런던 부시 시어터에서 초연된 후 호평을 받으며 2019년 영국 내셔널 극장, 2023년 호주 뉴 시어터 무대에 올랐다. 해외 평단은 “감동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작품”(더 타임스), “현실을 반영한 섹시 로맨틱 코미디”(가디언)라는 평가를 내렸다. 국내에서는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접근성을 높인 무대 연출이 특징이다. 배우와 스태프가 공연 전 워밍업을 무대에서 함께 하고, 프롬프터와 손 사인을 무대 위에 그대로 드러내며, 모든 창작 과정이 포용적인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모두가 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연극 ‘젤리피쉬’는 단순한 로맨스 이상의 울림을 전하며, 사랑과 자유, 그리고 진정한 독립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9월,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은 웃음과 공감, 그리고 깊은 사유를 함께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