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상대로 허위 광고와 부실 서비스를 일삼으며 거액을 챙긴 ‘아이폰 웨딩 스냅’ 촬영업체 대표가 검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최근 해당 업체 대표 강모 씨와 윤모 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전속 작가가 직접 아이폰으로 웨딩 스냅을 촬영한다”는 광고를 내세워 예비부부 570여 명을 모집했다. 촬영비용은 1인당 22만 원에서 80만 원에 달했으며, 피해액은 총 1억50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촬영은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단기간 교육을 받은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겨졌고, 일부는 촬영 당일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사례까지 발생했다. 그 결과 사진 품질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돌이킬 수 없는 결혼식의 순간을 망쳤다는 피해자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아이폰 웨딩 스냅 촬영은 최근 저렴한 가격과 빠른 결과물 제공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악용한 전형적인 ‘저가 마케팅 사기’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20여 개의 브랜드명을 돌려 운영하며 피해자를 모집했고, 일부 사건은 다른 지역 경찰서로도 분산되어 수사가 이어졌다. 심지어 피해 신고가 접수된 사건 중 일부는 ‘무혐의’로 종결된 사례도 있어, 수사·처벌 과정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피해자들은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을 망쳤다”는 절망감과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피해자 모임이 결성돼 집단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결혼 관련 서비스 시장에서의 허위·과장 광고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신뢰를 무기로 한 웨딩 산업 특성상, 계약 전 업체의 실적과 작가의 실제 촬영 이력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피해자들이 다수 발생한 만큼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책임이 명확히 규명될 것”이라며 “향후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소비자들도 계약 전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예비부부들에게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한순간의 기쁨과 추억을 기록해줄 웨딩 스냅이 오히려 인생의 가장 소중한 날을 망쳐놓은 사례가 된 만큼, 업계 전반의 신뢰 회복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