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1년 전 냉동된 배아를 이식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부부의 사연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하이오주에 사는 린지와 팀 피어스 부부는 1994년에 체외수정으로 생성된 배아를 기증받아 이식했고, 최근 아들을 출산했다. 이는 현존하는 냉동배아 출산 기록 중 최장 기간으로 기록됐다.

이 배아는 당시 30대 부부가 체외수정 후 남은 배아를 냉동 보관해둔 것으로, 이후 기증을 통해 새로운 가족에게 이어졌다. 놀라운 점은 이 배아가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착상에 성공했고, 건강한 아이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배아가 장기 보존 후에도 착상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냉동배아 입양’은 난임 부부가 타인의 남은 배아를 기증받아 임신·출산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일부 종교·비영리 기관이 배아를 ‘입양’ 형태로 연결해주며, 생명을 존중하는 시각에서 배아도 보호의 대상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배아 입양 제도가 존재하지 않지만, 고령화와 난임 증가에 따라 향후 제도 도입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피어스 부부는 “이 아이가 1990년대에 동결되어 있다가 2020년대에 태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기술의 기적이자, 누군가의 기증 덕분에 우리가 부모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냉동배아 출산은 생명과학의 경이로움일 뿐 아니라, ‘남은 생명’에 대한 새로운 책임과 사랑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