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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한 여성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가 남긴 두 딸의 출생 배경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아버지의 존재가 끝내 확인되지 않은 채, 아이들은 외조부의 품에 안기게 됐기 때문이다.
숨진 여성 A씨는 혼인 여부나 자녀의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주변에 거의 밝히지 않았다. 두 딸은 각각 2015년과 2017년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출생증명서에 기재된 부성 정보는 불분명했다. 학교 서류와 일부 문서에는 한 남성의 이름이 적혀 있었으나, 해당 인물은 “여권을 빌려준 적은 있지만 친부는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결국 아이들에게 법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A씨가 생전에 지인들에게 “시험관 아기를 갖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자를 구매해 체외수정을 통해 출산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두 딸 모두 미국에서 태어난 점, 아버지 신원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점 등이 그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명확한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두 아이의 양육권은 곧바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상하이 쉬후이구 인민법원은 지난 2일, 아이들의 외조부 왕 씨(81세)를 법정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법원은 “미성년자의 최대 이익을 고려했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홀로 손녀들을 책임지게 된 왕 씨는 법정에서 “내가 아이들을 끝까지 지키겠다”며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선택과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출생의 투명성과 법적 보호 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보여준다. 특히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부의 존재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두 자매의 미래만큼은 더 이상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