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웨딩 촬영은 꼭 해야 할까?”라는 질문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17일 발표한 ‘2025 하반기 결혼 인식 조사’ 결과, 기혼자의 **87.4%**가 웨딩 촬영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이는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사건을 단순히 의식으로 끝내지 않고,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기억하고 공유하려는 문화가 이미 보편화됐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기혼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신뢰 수준은 95%, 표본오차는 ±4.38%포인트다. 응답자들이 선택한 촬영 방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여전히 전문 작가와 함께하는 스튜디오 촬영이 78.3%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화려한 세트와 안정적인 조명, 전문가의 손길이 담보하는 결과물은 여전히 신혼부부들이 가장 신뢰하는 방식이다. 그 뒤를 이어 전문 작가와 함께하는 야외 촬영이 14.2%, 셀프 스튜디오 촬영이 3.4%, 복합형 촬영 2.3%, 그리고 셀프 야외 촬영 1.8% 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셀프 촬영을 선택한 부부들(전체의 5.2%)**이 밝힌 이유다. 전문 촬영 비용이 너무 비싸서(26.1%)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가장 많았지만, 동시에 “웨딩 촬영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아서”(21.7%), “셀프 웨딩 촬영이 로망이어서”(21.6%),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21.6%)라는 응답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을 기념하는 방식이 단순히 완벽한 사진을 남기는 차원을 넘어, 각자의 개성과 가치관을 담아내는 자기표현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령대별 차이도 눈에 띈다. 20대 기혼자의 84.9%, 30대 기혼자의 88.6%가 웨딩 촬영을 했다고 응답했는데, 셀프 촬영 비율은 20대가 6.4%로 30대(4.8%)보다 다소 높았다. 이는 젊은 세대일수록 비용 부담을 민감하게 느끼면서도 SNS 문화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려는 욕구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나만의 결혼식’, ‘나만의 사진’이란 감각이 웨딩 촬영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히 촬영 방식의 변화로 끝나지 않고, 웨딩 산업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본다. 결혼식 자체가 간소화되는 추세 속에서도 웨딩 촬영만큼은 오히려 강화되는 모습이다. 결혼식을 하지 않고 촬영만 진행하는 커플도 늘어나고 있으며, 스몰웨딩이나 해외 웨딩 대신 스튜디오에서 특별한 콘셉트를 구현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가연 관계자는 “웨딩 촬영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부부가 함께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는 상징적 과정”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합리적 소비와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촬영 형태가 공존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랑을 오래 간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웨딩 촬영만큼 두 사람이 처음 시작하는 순간을 선명하게 담아내는 방법은 드물다. 사진 속의 웃음과 시선, 그리고 배경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결혼의 기억을 다시 불러낸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말한다. “웨딩 촬영은 꼭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