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34세 남성의 미혼율은 2000년 28.1%에서 2020년 65.9%까지 치솟았다. 불과 20년 만에 2.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이제는 이 연령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미혼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같은 연령대 여성 미혼율도 46.0%로 상승했지만, 남성의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 배경으로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을 꼽는다. 청년층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입하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졌다.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정규직 채용 기회는 줄어드는 가운데,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전 결혼을 선택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주거비와 혼수·예식 비용까지 고려하면, 취업 문제는 단순한 일자리 부족을 넘어 결혼 자체를 지연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조사에서는 남성들이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이는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결혼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가치관적 이유를 앞세운 것과 대비된다.
이 같은 상황은 사회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청년층의 결혼 기피 현상은 저출산 심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직결되며, 장기적으로는 인구구조와 노동력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취업난 해소와 청년층 고용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30대 초반 남성의 높은 미혼율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