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묘장 스님이 최근 수필집 《인연 아닌 사람은 있어도 인연 없는 사람은 없다》(불광출판사)를 펴내며 현대 사회의 사랑과 만남에 대한 따뜻한 당부를 전했다. 이번 저서는 스님이 약 2년간 총괄했던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나는 절로’를 운영하며 얻은 성찰을 엮은 결과물이다. 책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불교적 수행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삶을 돌아보고, 인연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는 과정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묘장 스님은 간담회에서 “반려자를 찾을 때는 욕심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은 서로의 부족함을 수용하고 함께 미래를 설계하기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30대 후반 이후가 되면 직업적 성취와 사회적 경험이 쌓이면서 눈높이가 높아지고, 오히려 만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서로 완벽해지기를 기다리기보다, 부족한 상태에서 만나는 것이 더 큰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수필집 곳곳에는 불교적 언어로 풀어낸 삶의 통찰이 배어 있다. 스님은 “세상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랑에도 진짜 때가 있다”며,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인연을 맞이하라고 당부한다. 이는 결혼과 연애에 대한 사회적 불안과 개인적 망설임이 큰 청년 세대에게 실질적 위로와 조언으로 다가온다.
이번 책은 단순히 결혼을 권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관계 전반에서 집착을 줄이고 상대의 부족함을 이해하는 태도를 일깨운다. 스님은 사랑과 인연을 수행의 과정처럼 바라보며, 만남 속에서도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불교적 가르침을 일상적 언어로 풀어낸 이 수필집은 종교적 신앙을 초월해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묘장 스님은 출간 직후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나는 절로”에서 보여준 그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인연의 본질을 성찰하며 독자들에게 던지는 스님의 당부는, 관계를 망설이는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용기와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