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6층짜리 건물 ‘INS랜드’가 최근 예상치 못한 결혼식 특수를 맞고 있다. 평소에는 힙합·메탈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 나이트클럽이지만, 최근엔 젊은 부부들의 ‘이색 결혼식장’으로 변신하며 새로운 인기 명소로 떠올랐다. 이곳에서는 결혼식과 동시에 현장 혼인신고가 가능하며, 가족을 위한 별도 축하 부스까지 마련돼 있어 MZ세대의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런 변화는 중국 당국이 혼인신고 규정을 완화한 조치에서 비롯됐다. 젊은 세대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공무원이 결혼식 현장에 상주하며 관련 서류를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를 “청년 중심의 공공 서비스 혁신”이라고 평가하며, “휴양지나 음악 페스티벌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규제 완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산악 초원, 고산호수, 해변 리조트 등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모험형 결혼식이 늘고 있으며, 지역마다 이색 결혼식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가장 뜨거운 장소 중 하나는 신장 지역의 **싸이리무호(賽里木湖)**다. 세계 3대 고산호수로 손꼽히는 이곳에서는 올해에만 1만1000건 이상의 결혼식이 진행되며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외 결혼식 명소’로 자리 잡았다.
중국 당국은 결혼·출산 장려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신생아 부모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대학생 대상 연애·결혼 관련 강좌를 신설하는가 하면, 공무원에게는 장기 신혼 휴가를 제공하며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급격한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인구 구조 변화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식장의 다변화나 신고 절차 간소화만으로 결혼 감소 추세를 돌리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경제 비관론, 부동산 시장 침체, 고용 불안정성이 이어지며 중국의 결혼·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결혼 장소나 신고 편의성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진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색 결혼식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중국의 인구 문제를 되돌리기 위해선 보다 구조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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