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주하가 결혼과 이혼의 전말을 처음으로 자세히 밝히며 눈물을 쏟았다. 냉철한 뉴스 진행자로 익숙했던 그의 고백은 한 개인이 겪어야 했던 사기결혼과 가정폭력의 실체를 드러내며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 20일 방송된 MBN 프로그램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서 김주하는 전 남편과의 결혼이 사실상 ‘사기결혼’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혼의 시작부터 시어머니가 개입돼 있었으며, 이후 드러난 진실들은 상상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김주하는 “남편을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시어머니였다”며 “시어머니가 직접 저를 찾아와 ‘결혼하지 않은 장성한 아들이 있는데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당시 비혼주의자였던 그는 처음엔 결혼에 큰 뜻이 없었지만, 자신을 아껴주는 듯한 남편의 모습에 마음을 열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결혼 생활 중 설명하기 어려운 위화감이 계속됐다고 한다. 그는 “남편과 시어머니가 자기들끼리 뭔가를 숨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사 과정에서 그 의심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김주하는 “시어머니 방 옷장에서 수십 장의 서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 서류들은 충격적이었다. 김주하는 “전 남편이 저에게 보여준 결혼증명서 외에 가짜가 두 개 더 있었다”며 “하나는 미국에서 받은 원본으로, 이미 이혼한 상태에서 결혼했다는 증명서였고, 또 하나는 저에게 보여주기 위해 위조한 서류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 밑에 또 하나의 서류가 있었는데, 저와 결혼하기 한 달 전에 이혼했다는 내용이었다”며 “제가 연애하던 당시 전 남편은 유부남이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진실을 알게 된 뒤의 반응은 더 큰 상처로 남았다. 김주하는 “가짜 서류를 내가 안다는 걸 알았을 때 전 남편이 ‘억울해? 그럼 물러’라고 말했다”며 “그 말이 너무 쇼크였다”고 털어놨다. 당시 큰아이가 한 살도 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후 전 남편의 외도와 폭력은 점점 심해졌다. 김주하는 “외도 증거를 제시하면 폭행이 시작됐다”며 “귀를 맞아 고막이 파열됐고, 외상성 뇌출혈이 왔다. 목이 졸려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폭력은 아이에게까지 향했다. 그는 “숨바꼭질을 하다 늦게 나왔다는 이유로 아이의 멱살을 잡고 뺨을 심하게 때린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고 고백했다.
경제적 피해도 컸다. 김주하는 “제 월급은 생활비로 모두 쓰였고, 이혼 과정에서 확인한 남편의 재산은 32만 원뿐이었다”며 “심지어 제 명의의 전세 보증금에도 차압을 걸었다”고 말했다.
김주하는 2004년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지만, 2013년 외도와 폭력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약 2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2016년 이혼이 확정됐고, 법원은 전 남편에게 약 10억 원의 재산분할을 명령했다.
오랜 침묵 끝에 꺼낸 김주하의 고백은 개인의 아픔을 넘어 사기결혼과 가정폭력의 현실을 다시 묻고 있다. 단정한 앵커의 얼굴 뒤에 숨겨져 있던 고통의 시간은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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