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극복을 목표로 사찰에서 미혼남녀의 인연을 찾아주는 인기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가 이번엔 40대 특집으로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14일 “오는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충남 예산군 수덕사에서 ‘나는 절로–40대 특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결혼과 인간관계,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주제로 한 명상형 만남 프로그램으로, 불교계가 사회적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했다.
‘나는 절로’는 마음의 쉼과 인연의 의미를 함께 찾는 불교식 힐링 프로그램이다. 전국 주요 사찰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며, 단순한 명상 체험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마음으로 만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인기를 얻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인간관계의 단절과 결혼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절에서 인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결혼을 강요하기보다 서로의 인생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며 “결국 인연의 회복이 저출생 극복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40대 특집은 ‘지금, 나를 만나는 시간’을 주제로 1박 2일간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명상, 차담, 숲길 동행, 수행자의 삶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의 피로를 내려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특히 남녀가 짝을 이루어 마음의 온도를 나누는 ‘관계의 연(緣)’ 세션은 매회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대표 코너다. 인위적인 소개팅이나 이벤트가 아닌, 자연스러운 공감 속에서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수덕사는 덕산온천과 예산의 산세로 둘러싸인 천년고찰로, 고즈넉한 산책길과 수행 공간이 조화를 이룬다. 맑은 공기 속에서 명상을 하거나 차 한 잔을 나누며 삶의 방향을 되돌아보는 과정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지난해 참가자 중 일부는 실제로 교제나 결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 여성 참가자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진정성을 경험했다”며 “결혼보다 먼저,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불교계는 이번 프로그램을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닌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저출생 대응형 템플스테이로 발전시키고 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2023년 2030세대를 위한 ‘청춘특집’, 올해 초 ‘50대 리셋특집’을 잇따라 진행하며 세대별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재단 관계자는 “40대는 일·가정·부모 부양 등으로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는 세대”라며 “이번 행사는 그들에게 마음의 쉼표를 주고, 새로운 인연과 관계의 의미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는 온라인 접수를 통해 모집하며, 정원은 선착순 40명 내외다. 숙식과 체험비 일부는 불자 후원으로 지원된다. 재단은 “절에서의 만남은 결혼만이 목표가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연결”이라며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나’와 ‘인연’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저출생 해법이 숫자가 아니라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불교계의 새로운 접근, 나는 절로–40대 특집’은 그 해답을 조용히 보여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