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소식을 전하는 가장 따뜻한 방식 중 하나가 ‘청첩장 모임’이다. 신랑·신부가 직접 친구와 동료들을 불러 작은 식사 자리를 만들고, 웃음과 담소 속에 청첩장을 건네는 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이 자리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들도 있다. 보이지 않게 따라붙는 비용의 무게 때문이다.
청첩장 모임은 축하의 자리가 맞지만, 참석자 입장에서는 종종 이중 지출로 이어진다. 모임 자리에서 식사비나 술값을 나눠 내고, 결혼식 당일에는 다시 축의금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예상치 못하게 고급 식당이나 술집에서 열리면, 단순한 축하 모임이 아닌 ‘결혼 경비 분담 자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은 진심으로 축하하지만, 청첩장 모임은 사실상 또 다른 부담”이라는 글이 공감을 얻었다.
이러한 부담은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다.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한몫한다. 오랜만에 연락 온 지인이 ‘꼭 와달라’는 말을 건네면, 참석하지 않기에는 미안하고 가자니 지갑이 얇아진다. 축하와 관계의 사이에서 애매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셈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청첩장 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모바일 청첩장의 확산은 ‘청첩장 모임’의 필수성을 줄였다. 실제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모임보다 결혼식 당일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축하의 방식이 반드시 ‘모임’일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다.
결혼은 인생의 큰 축제이고, 축하는 언제나 따뜻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축하는 형식보다 마음에 있다. 청첩장 모임이 웃음으로만 기억되기 위해서는, 주최하는 이도 참석하는 이도 서로의 형편을 배려하는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 결국 행복한 시작을 응원하는 자리에 부담이 아닌 따뜻함만 남을 때, 청첩장 모임은 진짜 의미를 되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