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 사이의 맞선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 남성이 일본 여성과 결혼한 건수는 840건으로, 전년도 599건 대비 40.1% 증가했다. 이 흐름은 2024년에도 이어져 1,176건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40% 가까이 늘었다. 한국 전체 국제결혼 중 일본 여성과의 결혼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가 배경에 경제적 요인과 문화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먼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결혼 전 집 마련’ 관행이 남성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집값과 전세금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부 남성들은 결혼비용과 주거마련 압박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에서 맞선을 보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한 35세 연구개발자는 일본에서 맞선을 보기 위해 100만 엔(약 9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했고, 이를 위해 일본어 학습까지 병행했다고 전했다.

문화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의 젊은 세대는 K-팝,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에 익숙해지며 한국 남성에 대한 호감과 긍정적 이미지를 쌓아왔다. 이바라키대학 마이스 교수는 “일본의 젊은 여성들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 콘텐츠를 접하며 ‘한국은 반짝반짝 빛나고 멋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제적 현실과 문화적 호감이 맞물리면서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 사이의 맞선은 새로운 국제결혼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을 넘어, 양국의 사회·문화 교류 확대와 맞물려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