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가실성당이 최근 새로운 관광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성당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배우 아이유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의 촬영지로 등장하며, 방송 직후부터 전국 각지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23년 붉은 벽돌로 지어진 가실성당은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가운데 하나로, 고딕 양식의 건축미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마치 유럽의 성당을 연상케 한다. 특히 드라마 방영 이후에는 ‘아이유 웨딩 성당’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결혼을 앞둔 연인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늦여름부터 가을 사이 성당 마당에 백일홍이 만개하면서 방문객 수가 평소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게 지역 관계자의 설명이다. 붉게 피어난 꽃과 성당의 고풍스러운 자태가 어우러지며, 드라마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가실성당의 가치는 단순히 드라마 촬영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병원으로 쓰이며 큰 손상을 피했고, 지금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신앙을 지켰던 ‘한티 가는 길’의 출발지로, 현재는 ‘순례자의 길’로 정비돼 역사적·종교적 의미까지 간직하고 있다.
칠곡군은 이러한 문화적 자산과 드라마 촬영지로서의 대중적 인기를 결합해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성당 인근에는 촬영지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며, 드라마 장면을 재현하는 ‘웨딩 챌린지’ 이벤트도 추진 중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가실성당은 드라마와 역사가 어우러진 상징적 공간”이라며 “문화·관광 자원으로 발전시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드라마 한 장면이 만들어낸 관심은 이제 지역을 찾는 발걸음을 이끌며, 가실성당을 ‘사랑과 신앙, 그리고 역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있다. 아이유의 웨딩 장면이 남긴 여운은 칠곡의 오래된 성당을 다시금 빛나게 만들었고, 이제 이곳은 많은 이들이 ‘사랑의 성지’라 부르는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