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일구신 수목원 한켠에서, 향긋한 사과향이 퍼지는 과수원에서, 가족들의 축복만으로 올린 결혼식. 경북도의 ‘나만의 작은 결혼식’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연들은 화려하지 않아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경상북도는 획일적이고 상업화된 예식문화를 벗어나 ‘적은 비용으로도 크게 행복한 결혼’을 주제로 공모전을 열고, 총 31건의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사례 부문 11건, 장소 부문 20건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 23일부터 두 달간 진행된 이번 공모에는 전국 각지에서 39건의 사연이 접수됐다. 그중 예천에 거주하는 김두현 씨의 ‘내가 사는 식물원 속 작은 결혼식’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 씨는 부모님이 가꾼 식물원에서 직접 장식을 꾸미고, 가족과 가까운 친지만 초대해 축의금 없는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 든 총비용은 단 220만 원. 대신 진심 어린 축하와 자연의 향기가 예식장을 가득 채웠다.
심사위원들은 “작은 결혼식이란 규모가 아니라 마음의 크기”라며 “부담을 줄이면서도 부부의 가치와 가족의 사랑을 담은 진정성 있는 사례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경북도는 이번 공모를 계기로 지역 곳곳의 공원, 수목원, 마을회관 등 생활공간을 활용한 ‘작은 결혼식 명소’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화려한 드레스 대신 일상 속 행복을 택한 이들의 이야기가 새로운 결혼문화의 기준이 되고 있다.
한 잔의 사과주로 건배를 나누고, 부모님 손길이 묻은 들꽃으로 길을 장식한 신랑신부. 그들의 결혼식은 작았지만, 그 사랑의 크기는 누구보다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