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육아 시간이 25년 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육아 참여 확대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여성의 부담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어 전체 육아 시간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퍼진 ‘좋은 부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8일, 일본 총무성의 ‘사회생활기본조사’ 분석 결과를 인용해 막내가 6세 미만인 자녀를 둔 부부의 하루 평균 육아 시간이 여성은 25년 전 대비 1.4배, 남성은 무려 3.6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남성의 육아 참여는 1990년대 대비 눈에 띄게 확대됐다. 맞벌이 가정 증가와 육아휴직 제도 개선, 기업의 근로문화 변화 등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과거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부부가 역할을 분담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여성 부담 경감으로 직결되지는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여성의 육아시간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본 내 가사·육아 분담 비율은 여전히 여성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부모 역할에 대한 자기검열이 강해지고, 이는 실제 시간 투입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는 이러한 현상을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공통 현상으로 진단했다. 한 아이에게 최대한의 관심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며, 부모들이 ‘완벽한 육아’를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출산율이 낮아질수록 아이 한 명에게 주어지는 기대와 책임이 커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육아 시간의 증가가 반드시 부모와 아이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육 부담을 사회가 함께 나누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공보육 확대, 육아휴직 활성화, 부모 교육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이 더해질 때 초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정부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제고, 근무시간 단축 등 가족 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부모의 과도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저출생 대응의 핵심이 된 부부의 ‘시간 불평등’ 해소가 향후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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