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위해 공공 예식장과 지역 명소를 활용한 ‘감성 결혼문화 지원정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시는 부산시민공원 등 공공시설을 활용해 예비부부가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공간을 꾸미고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의 대형 호텔식 결혼문화에서 벗어나, 시민 누구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특별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부산시 관계자는 “결혼비용 부담이나 가족 사정 등으로 예식을 미루거나 포기한 커플이 많다”며 “공공공간을 활용해 진정성 있는 결혼식을 지원하고 시민참여형 웨딩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나의 사랑, 나의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부산시민공원 등 시가 운영하는 예식장 형태의 공간을 무상 또는 저비용으로 대관해 예비부부가 직접 연출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사연이 있는 커플 4쌍이 선정돼 드레스, 메이크업, 부케, 사진촬영 등 결혼식 필수 항목을 지원받으며 따뜻한 예식을 올렸다.
사하구는 지역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한 웨딩촬영 지원 사업인 ‘기억 한 컷, 사하’를 운영하며 예비부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장림항, 두송반도, 다대포항 등 부산의 대표적 해안 명소를 중심으로 촬영지를 확대했다. 웨딩드레스와 의상, 전문 사진작가, 메이크업, 부케 등이 패키지로 제공되며, 신청자 수가 모집 규모를 훨씬 웃돌 만큼 경쟁률이 치열했다. 사하구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부산의 일부 자치구에서는 공공시설 예식장을 예약한 예비부부에게 부대비용을 일정 부분 지원하거나, 지역 내 스튜디오와 협업해 웨딩사진 촬영을 돕는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시는 MZ세대의 감성과 개성을 반영한 ‘작고 합리적인 결혼식’ 확산을 목표로 내세우며, 결혼을 사회적 이벤트가 아닌 ‘생활 속 행복의 시작점’으로 바라보는 문화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혼인 건수는 지난해 1만 2천여 건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부산시는 이 같은 변화가 결혼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지역 차원의 실질적 지원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예식비용 절감뿐 아니라, 결혼식의 본질인 ‘약속과 가족의 의미’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공공예식장, 촬영 지원, 작은 결혼식 공모전 등을 통해 부산형 결혼문화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