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박람회 (참고사진.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이게 진짜 웨딩드레스 가격 맞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6만원짜리 웨딩드레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에서 판매되는 웨딩드레스 중 일부는 4만~6만원대의 초저가 제품이 주류를 이루며, 이른바 ‘가성비 웨딩’ 열풍이 예비신부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드레스 비용만 수백만원이 드는 현실에서, MZ세대 신부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기존 웨딩업계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패키지 중심의 구조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과 결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신부들은 드레스샵을 통하지 않고 직접 해외 직구나 중고거래를 택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MZ세대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 만족’을 추구한다”며, “한 번 입을 드레스에 수백만원을 쓰기보다 실용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웨딩드레스’ 검색량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한 번 착용한 드레스를 세탁해 되파는 경우가 늘고, 셀프웨딩이나 야외촬영용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다. 일부 예비신부들은 “사진만 잘 나오면 된다”며, 해외 직구 드레스를 본식에 입거나 직접 리폼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출한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디자인이 다양하고 품질이 괜찮다는 평가도 많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값싼 드레스’의 등장을 넘어 결혼문화 전반의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웨딩드레스가 신부의 품격과 집안의 체면을 상징했지만, 이제는 결혼식조차 과시보다 ‘나답게, 합리적으로’ 꾸리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규모 하우스웨딩이나 야외 ‘스몰웨딩’이 늘고, 스튜디오 대신 셀프촬영을 택하는 커플도 많다. 결혼을 ‘삶의 시작’으로 보던 시대에서 ‘나의 선택’으로 여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변화를 “결혼의 민주화”로 해석한다. 온라인 쇼핑과 중고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과거 특정 계층만 누릴 수 있던 웨딩산업이 대중에게 열렸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동시에 품질 문제와 서비스 보증 부재를 지적한다. 해외 직구 드레스는 반품이 어렵고, 실제 착용 시 사진과 다르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나친 가격 경쟁이 웨딩 제작업체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만원 드레스 열풍’은 현재 결혼시장의 현실을 반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1인당 결혼 비용은 여전히 억대 수준이다. 결혼식의 본질이 ‘사랑의 약속’이 아니라 ‘경제적 이벤트’로 변질됐다는 자조 속에서, 신부들은 스스로 합리적 대안을 찾아 나섰다.

결혼은 여전히 인생의 중요한 의식이지만, 이제 그 형태와 가치는 시대에 맞게 변하고 있다. ‘한 벌의 드레스’가 보여주는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과시 대신 실속을 택한 세대의 선언이다. 웨딩드레스가 6만원이든 600만원이든, 중요한 건 그날의 진심이라는 사실을 MZ세대 신부들이 몸소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