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이 서울 시민의 임신과 출생 문화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 ‘아가 마중’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시대별로 변화해온 임신·출산 풍속을 다양한 생활자료와 기록물로 되살려, 서울에서 태어나는 한 생명이 어떤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맞이돼 왔는지 보여주는 자리다. 저출생이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오늘, 출산을 둘러싼 서울의 역사와 시민들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전망이다.

특별전 ‘아가 마중’은 전통사회부터 현대까지 서울 시민이 아이를 준비하고 맞이하는 과정을 폭넓게 다룬다. 조선시대의 태교 문화와 산실 풍속, 1960~80년대 산부인과 및 산후조리 풍경, 현대의 임신·출산 준비 문화까지 시대별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시민들이 직접 기증한 배냇저고리, 초음파 사진, 산모수첩, 돌잔치 사진 등 생활자료 200여 점이 전시돼, 개인의 기록이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로 확장되는 독특한 전시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는 크게 ‘새 생명의 조짐’, ‘태어나는 순간’, ‘가족이 되어가는 시간’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먼저 ‘새 생명의 조짐’에서는 태교 관련 서적, 전통 약재, 출산을 준비하던 조선 후기 여성들의 생활상을 소개한다. 이어 20세기 서울의 산부인과 기록과 초창기 산모수첩, 모자보건 정책 관련 자료가 전시돼 의료기술 발달과 공공 정책 변화가 출산 환경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가족이 되어가는 시간’ 섹션은 출생신고, 백일·돌 문화, 산후조리 풍습 등을 사진과 영상 자료로 구성해, 각 시대 서울 가족의 모습과 출산을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단순한 자료 소개를 넘어 시민의 감정과 기억을 환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저출생 시대에 출산을 다시 생각해보는 문화적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이를 맞이하며 겪는 기쁨과 두려움, 변화의 순간들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정보와 연계 프로그램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