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은 결혼장려 부터

결혼정보신문 승인 2024.10.01 10:15 | 최종 수정 2024.10.01 10:19 의견 0

오필상 (사)한국결혼장려운동연합 이사장, 저출산 문제 극복하려면 범정부 차원 ‘콘트롤타워’ 필요

오필상 (사)결혼장려운동연합 이사장(사진 더피플)


오필상 (사)한국결혼장려운동연합 이사장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출산정책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결혼 기피, 출산 기피, 사교육, 지방 소멸, 노사 관계, 빈부 격차, 고용 문제 등 제반 사회문제를 ‘골든 타임’ 5년 이내에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고 ''더피플'지가 보도했다.

다음은 '더피플'지에 게재된 오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사)한국결혼장려운동연합 설립 취지와 연혁은.

- 우리는 한국 사회가 당면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고자 설립되었다. 비혼(非婚) 출산율이 60% 이상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의 비혼출산율이 2.0% 수준임을 감안할 때 출산율과 결혼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 학자 등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앞세우는 정책이 ‘육아휴직 강화’이고, 노동부 장관은 기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 또한 결혼율을 높이기 위해 신혼부부 행복주택 등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정책에만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체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강요하고, 신혼부부들을 위한 주택정책을 마련한다고 합계출산율을 높아지거나 국가소멸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결혼하지 않고 출산할 수 없기 때문에 결혼정책과 출산정책이 조화를 이뤄야만 할 것이다. 우리나라 행정 조직상 인구문제와 출산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는 보건복지부이고, 결혼 업무 주무 부처는 여성가족부다. 하지만 여성가족부에는 결혼 업무를 총괄한 부서와 공무원이 없고, 전국 17개 광역단체에도 결혼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전혀 없다. 여성가족부에 결혼업무를 담당할 부서와 공무원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 업무는 결혼중개업체의 고유영역이라는 선입견’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여성가족부와 17개 광역단체 그리고 기초단체에는 다문화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공무원이 최소 5명에서 20명까지 근무할 정도로 행정의 난맥상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연합의 모태(母胎)는 2002년 비영리형태로 출범한 두물머리 성혼클럽으로 2014년까지 매우 활발하게 운영한 결과 약 700여 쌍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지만 재정적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효율적인 ‘매칭플랫폼’을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미혼남녀 만남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각 기업을 참여시킬 수 있는 비영리 목적의 공익법인이 필요하다.

▲ 결혼과 출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평소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사회문제, 특히 교육계에 근무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로 파생되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자녀의 교육비 부담과 입시 중심의 교육제도로 인한 출산 기피현상,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 황폐화를 유발하는 교육정책, 우리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교육정책 등을 연구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시작하던 2001년에 우연히 근무처 지역주민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결혼할 배우자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을 도와주고자 시작하면서 미혼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혼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비영리 형태의 ‘두물머리 성혼클럽’을 만들었고, 미혼자들에게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에서 2005년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할 즈음부터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고, 정부의 저출산대책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문제는 단순히 기혼 부부를 대상으로 출산을 권장하는 구호나 계몽 그리고 현금 지원 정책으로 단순하게 해결될 수 있는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고착된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취업난과 주택난에 따른 결혼 기피, 교육문제로 인한 사교육비와 양육비 부담, 빈부 격차, 기업 문화, 고용 문제 등 제반 사회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난제(難題)다.

▲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 먼저 정부가 추진 중인 기혼자 위주의 출산정책 기반 위에 미혼자 중심의 결혼 장려운동을 하는 게 우선이다. 독신 남녀의 결혼장려를 위한 사회적 환경을 조성,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결혼장려운동, 정부에서 개입하기 어려운 민간영역의 결혼 지원 및 장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홀로 사는 1인 가구 및 독거(獨居) 어르신들의 독거사 예방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어르신의 인생 동반자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저조한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우리 사회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시간이 흐르거나 단기간에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저출산 문제는 몇 가지 또는 단기 대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12%에 해당하는 수도권에 53%의 인구가 집중될 정도로 인구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서울공화국’ 현상이 대한민국의 초저출생을 촉발하게 됐다.

우리나라 저출생 원인은 첫째, 결혼적령기 남녀는 결혼하지 않거나 결혼할 수 없는 환경이다. 둘째,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을 수 없는 환경이다. 셋째, 아이를 낳아도 하나만 낳거나 다자녀를 낳을 수 없는 환경이다.

우리 사회에 고착(固着)된 기혼자 대상의 저출산과 양육비, 미혼자 대상의 결혼정책과 주택문제, 사교육 분야의 교육개혁과 지방 소멸 등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진단과 대책이 필요하다.

▲ 최근 ‘국가 소멸 위기의 저출산문제 해결 방안’이란 책을 발간했다.

- 국가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출산정책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결혼 기피, 출산 기피, 사교육, 지방 소멸, 노사 관계, 빈부 격차, 고용 문제 등 제반 사회문제를 ‘골든 타임’ 5년 이내에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한 내용이다.

그 중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저출생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제 주체가 합심해서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당면 과제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마이클 마자르는 “국가를 강하고 위대하게 만드는 힘은 경제적 생산성, 기술적 혁신, 사회적 통합 그리고 국가적 의지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정부가 ‘합계출산율을 높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국가소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280조 원을 투입했지만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추락하고 있다. 국가소멸을 최대한 늦출 수 있는 대안으로 ‘이민청’ 신설과 같은 인구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관료들은 무대책이거나 부처별로 각론에 매달리기에 우리 청년들은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특히 국가보육 시스템 정책 수립은 실행 과정의 부작용까지 고려해야만 한다.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하거나 가정 양육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가정어린이집을 폐업으로 유도하는 정책이 아니라 국공립어린이집을 운영할 세금으로 가정어린이집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내실화를 기해야만 한다. 자녀 양육에 어떤 걸림돌도 없도록 거주지 근처의 부모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24시간 케어 시스템’을 도입해야만 한다.

▲ 향후 계획은.

- 우리의 중점사업인 미혼 남녀 및 독거 어르신들의 상시 만남이 가능한 장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우선 노력할 것이다. 사단법인이 운영하는 매칭플랫폼과 이성(異姓)이 상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활용하면 누구나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이성과 교제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 장소는 평일 낮에는 중장년 및 노년층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층이 퇴근할 저녁 시간에는 젊은 연령층의 만남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만남의 장소에는 일자별로 연령대를 미리 지정하여 참가자는 프로필을 사전에 검토한 후 짧은 시간에 상대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단시간 내에 교제와 결혼(동거)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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