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영 필리핀한인총연합회장 "한-필리핀 FTA 조속한 비준도 필요"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현안엔 "문제점 보완해야"
"필리핀에서 한인을 상대로 한 사건·사고만 부각되는 것은 아쉽습니다. 정확한 현지 상황을 알리고자 필리핀에 오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최근부터 여행 안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재외동포청이 주최한 '2024 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방한한 윤만영(64) 필리핀한인총연합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현지 언론 등에 보도된 내용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4 국민여행조사 2분기(4∼6월) 결과'에 따르면 필리핀(7.2%)은 일본(42.1%), 베트남(19.5%), 태국(8.0%)에 이어 4위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인이 자주 찾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이에 총연 측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마닐라, 클락, 보라카이, 세부, 보홀 등 한국인이 자주 찾는 5개 지역 공항에서 입국하는 한국인들에게 '안전한 필리핀 여행 가이드'를 나눠주고 안전 유의 사항을 전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각 지역 한인회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오는 항공편 시간에 맞춰 공항 입국장에서 대기한 뒤 한인들에게 최근 현지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앞으로 매달 두 차례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연은 올해 초부터는 매달 한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을 돌며 교민과 한인 체류자 등을 대상으로 생활 안전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 이민국 관계자 등을 초청해 필요한 법적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도 만들고 있다.
윤 회장은 "필리핀 내 교민은 약 6만명이지만, 지난해 한국인 관광객은 145만명"이라며 "사건·사고 피해자 대부분은 관광 등 목적으로 체류한 경우다. 한인들도 위험 지역에 가지 않고 늦은 밤에는 돌아다니지 않는 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 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국내 비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으로 국내에 들어온 필리핀인 100명 중 2명이 최근 이탈해 미복귀한 것과 관련해서는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난 4월 한인 자녀가 출생 후 패혈증 진단을 받아 긴급 수혈이 필요한 상황에 부닥치자 발 빠르게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틀 만에 수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일화를 최근 가장 보람 있었던 사례로 소개했다.
또 2016년 10월 발생한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 씨(당시 53세)를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인 필리핀 경찰관들에 대한 1·2심 재판 결론이 제대로 나올 수 있도록 홍보하고, 지씨 추모식이 매년 열릴 수 있도록 꾸준히 도왔다고 언급했다.
임기 중 가장 우선하는 사업으로는 한인회관 건립을 들었다.
그는 "올해 6월 한인회관 설립위원회를 출범했고, 이달 중 필리핀 국방부 측과 부지 장기 임대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3천300㎡ 규모의 3층 건물로 짓고자 한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6년 완공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2002년 필리핀으로 이주한 윤 회장은 마닐라에서 LED와 보안시설 부품 조립 공장 '이지 에코 LED'를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대한체육회장,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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