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으로는 함께 살아가기 어렵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에서 새로운 가족을 꾸리려면, 이해와 배려뿐 아니라 현실적인 준비와 지식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해 예비부부와 청년들을 위한 ‘결혼준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을 선택하는 청년들에게 두려움보다 희망을, 막막함보다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려는 취지다.
프로그램은 단순히 결혼식 절차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신혼 가계부를 함께 써 내려가듯 재무와 주거 계획을 짜는 법,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며 가사와 육아를 나누는 방법, 그리고 건강한 임신·출산을 위한 준비까지 폭넓게 다룬다. 여기에 법률·세무 기초 지식까지 더해져, 부부 생활의 크고 작은 갈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무엇보다 이 수업의 가장 큰 의미는 예비부부가 같은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기회를 갖는다는 데 있다. 강의실에 앉아 함께 토론하고, 커플 워크숍에서 작은 미션을 수행하며 두 사람은 ‘우리’라는 팀으로 나아간다. 한 참여자는 “막연히 두렵기만 했던 결혼이 조금은 설레는 여정처럼 느껴진다”며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과정을 온라인으로 열어 바쁜 직장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만족도 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선하고, 더 많은 청년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시 결혼준비교실을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는 사회적 장치로 평가한다. 결혼이 부담이 아닌 배움과 성숙의 과정이 될 때, 출산과 가족 형성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은 결국 두 사람이 서로를 배우고 이해하는 긴 여정이다. 서울시의 결혼준비교실은 그 여정의 첫걸음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작은 등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