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디스커버리 플랫폼 위피(WIPPY)를 운영하는 엔라이즈가 9월 12일부터 17일까지 한국과 일본의 2030 세대 회원 1만 명을 대상으로 ‘한일 만남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양국 청년들이 이성 교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데이터로, 그 속에서 국적과 성별에 따라 뚜렷하게 갈라지는 태도와 온도차가 드러났다.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 남성의 적극성이다. 조사에서 한국 남성의 91.3%가 일본 문화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며, 일본 여성과의 만남 참여 의향도 85%에 달했다. 실제로 만나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무려 96.9%로, 거의 전원이 교류를 희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72%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진지한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 엿보인다.

그러나 한국 여성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일본 문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58.5%로 남성보다 낮았고, 일본 남성과의 만남 참여 의향 역시 47%에 머물렀다. 실제 만남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72.8%로 결코 적지 않지만, 결혼까지 생각한다는 답변은 3.5%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 여성들이 연애 단계에서는 일정 부분 개방적이지만,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관계로 나아가는 데에는 매우 신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직 잘 모르겠다”는 식의 유보적 태도 역시 한국 여성 집단에서 높게 나타나, 이들의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방증했다.

반대로 일본 여성은 한국 남성에 대해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 문화를 긍정적으로 본 비율이 91.6%에 달했으며, 한국 남성과의 만남 참여 의향 역시 80%로 높았다.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는 응답도 83.9%에 달해, 일본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의 관계 형성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일본 남성의 경우도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지만 여성보다는 다소 낮았고, 특히 ‘친구로만 지낼 것’이라는 응답이 24.7%로 나타나 연애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보였다.

상대 이성에 대한 이미지에서도 흥미로운 차이가 관찰됐다. 한국 남성은 일본 여성을 “세심하고 배려 깊다”(62.2%), “차분하고 온화하다”(40.8%)고 인식했으며, 일본 여성 역시 한국 남성을 “세심하다”(52.6%)고 답해 상호 존중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국 여성은 일본 남성에 대해 “특별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응답이 43.7%로 가장 높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명확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일본 남성은 한국 여성에게서 “스타일과 외모가 매력적이다”(64.9%)라는 응답을 내놓아, 내면적 성격보다는 외형적 매력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드러냈다.

종합해보면, 이번 조사는 한일 청년 세대의 연애와 결혼 인식 속에서 국적과 성별에 따른 온도차를 선명히 보여준다. 한국 남성은 일본 여성과의 교류에 압도적으로 적극적이지만, 한국 여성은 상대적으로 신중하다. 반면 일본 여성은 한국 남성에게 호의적이고 열린 시각을 보이는 반면, 일본 남성은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양상이다.

결혼까지 고려하는 응답이 전반적으로 낮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여성뿐 아니라 일본 여성 역시 결혼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 9%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오늘날 동아시아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을 서로 다른 층위에서 바라보며, 개인적 경험으로서의 만남은 수용하면서도 제도적·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결혼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위피 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권 청년들의 만남에 대한 인식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히 연애를 넘어 양국 간 청년 교류와 문화적 이해를 넓히는 데에도 의미 있는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