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산부인과 의원들은 오랜만에 조금 더 분주하다. 새 생명을 맞이하는 울음소리가 예년보다 잦아졌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9일 발표한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계 출생아 수는 16만8,671명, 지난해보다 1만708명(6.8%) 늘었다.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증가세이자, ‘황금돼지띠’였던 2007년(8.2%)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병원 대기실이 오랜만에 활기차요.” 서울의 한 산부인과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엔 하루 종일 조용했는데, 요즘은 신생아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아요.”

결혼도 다시 늘고 있다. 혼인 건수는 작년 4월 이후 1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젊은 세대의 ‘가정 꾸리기’가 조금씩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고용 회복과 주거 지원, 출산 장려금 등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변화가 단기 반짝이 아닌 ‘회복의 서막’이 되려면, 아이를 낳고 키워도 괜찮은 사회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작은 숫자의 변화지만, 긴 터널 끝의 한 줄기 빛처럼 느껴진다. 10년 만에 늘어난 출생아 수, 1년 넘게 이어진 결혼 증가—그 속에는 여전히 미래를 꿈꾸는 이들의 용기와 희망이 있다.
아이의 첫 울음은, 어쩌면 한국 사회가 다시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는 조용한 신호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