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30대가 집을 마련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주택소유통계와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 30대(가구주 기준) 무주택 가구는 52만7729가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만7215가구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5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는 2015년 47만5606가구에서 2018년 45만6461가구까지 잠시 줄었다. 하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6년 연속 상승했다. 특히 증가 폭은 2021년 약 3000가구 수준에서 2022년 1만5000가구대로 급격히 커졌고, 2023년과 지난해에는 모두 1만7000가구대를 기록하며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지난해 증가 폭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집을 가진 30대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30대 주택 소유 가구는 18만3456가구로, 전년 대비 7893가구 줄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서울 30대 주택 소유가구는 2015년 23만7000가구 수준에서 꾸준히 감소해 왔고, 2021년에만 잠시 반등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다시 감소세로 전환되며 2023년에는 19만1349가구를 기록해 결국 ‘20만 가구 벽’이 무너졌다.

무주택 가구는 늘고, 주택 소유 가구는 줄면서 자연스럽게 주택 소유율도 뚝 떨어졌다. 지난해 서울의 30대 주택 소유율은 **25.8%**로, 서울에 사는 30대 네 명 중 세 명은 집이 없는 셈이다. 전국 기준 30대 주택 소유율도 **36.0%**로 6년째 하락하며 마찬가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30대의 주택 소유율 하락이 단순히 시장 상황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취업 시기와 결혼 시기가 예전보다 늦어지면서 생애 첫 주택 매입 자체가 늦어지고 있고, 비혼 인구 증가와 1인 가구 확산이 구조적으로 주택 구입을 미루는 흐름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강화 등 보수적 대출 정책을 다시 도입하면서 30대 실수요자들의 주택시장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서울은 집값 수준 자체가 워낙 높아 소득 증가 속도로는 따라잡기 어렵다. 30대는 생애 초반 자산 형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매매가격 상승기에는 더욱 취약한 계층이 된다. 시장에서는 “30대가 매수 대신 전·월세로 머무르는 비중이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서울 30대의 무주택 증가와 소유율 하락은 단순한 통계 변화가 아니라, 주거 사다리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정책이 실제 실수요자의 구매 여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되지 않으면, 30대의 ‘내 집 마련’은 더 멀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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