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이 기업의 경영 철학에 ‘가족친화’ 가치를 핵심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주 부위원장은 8월 11일 주한유럽상공회의소 가족친화미래포럼이 주최한 ‘인구위기 대응 간담회: 동아시아 저출생 정책’에서 “세계 10대 초저출산 국가 중 절반이 동아시아에 몰려 있다”며 “기업이 가정과 일의 양립을 경영 핵심 가치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S(사회)를 F(가족)으로 바꾼 ‘EFG(환경·가족·지배구조) 경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환경과 지배구조만큼 가족친화 경영을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 부위원장은 “맞벌이 가정이 늘었지만 동아시아 특유의 경직된 직장 문화 때문에 육아휴직, 유연근무, 난임치료휴가 같은 제도를 눈치 없이 쓰기 어렵다”며, “제도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인구위기 극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족친화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구체적 지원책으로 법인세 감면 등 세제 인센티브와 ESG 공시에 ‘일·가정 양립’ 지표를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친가족 문화를 확산시키고, 직원들이 가정과 직장 생활을 조화롭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다.
이번 발언은 저출생·고령화 위기를 국가 정책만이 아니라 민간의 경영 전략과 조직 문화 변화로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기업이 인구 문제 해결의 한 축이자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 부위원장은 “2030년 합계출산율 1명대 진입을 목표로 정부와 기업, 사회가 함께 구조적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