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웨딩플래너 플랫폼 The Knot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결혼식 비용이 약 3만 3천달러(한화 약 4천8백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약 18% 가량 상승한 수치라는 보도가 나왔으며, 매년 약 200만 건의 결혼식이 치러지는 미국 웨딩시장에서 비용 부담이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이 같은 비용 상승의 배경으로는 Donald Trump 행정부 출범 이후 수입품에 대해 최고 50%까지 고율 관세가 적용된 점이 거론된다. 웨딩드레스부터 결혼반지, 케이크, 부케, 예식장 물품 등 다양한 아이템이 해외 생산이나 부자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 인상이 즉각적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웨딩드레스의 경우 평균 가격이 약 2 100달러에 달하며, 주요 생산지는 미얀마(관세 약 40 %), 중국·베트남(각 20 %), 포르투갈(10 %) 등으로 나타났다.

웨딩 서비스 업체들은 이 비용 상승을 두고 “일부 관세 부담을 자체 흡수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라며, 비용 상승이 예비부부의 선택 폭을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The Knot 조사에 따르면 웨딩 서비스 업체의 약 20%가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예비부부 중 약 33%가 추가 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관세가 결혼식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다. 예컨대 해외에서 제작되거나 부자재를 수입하는 예물·드레스·장식 등은 관세율과 환율, 운송비 상승이 겹치면서 가격이 대폭 올라갔다. 심지어 미국 내 제작된 품목일지라도 해외 부자재 의존도가 높아 결과적으로 관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업계의 지적이 있다.

웨딩비용 상승은 단순히 비용 부담을 넘어서 결혼문화에도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대형 예식장·호화스러운 연출 방식 대신 ‘작고 실속 있는 결혼식’이나 하객 수를 줄이는 ‘마이크로웨딩’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드레스 교체 수를 줄이거나, 수입 장식 대신 현지에서 조달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 국가의 무역·관세정책이 결혼식이라는 일상적 이벤트까지 파고들었다”며 “웨딩산업이 생활경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결혼식 비용의 안정성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 제작 확대 같은 대응책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웨딩시장의 평균 비용이 3만 3천달러로 집계된 가운데, 관세 인상이라는 외부 요인이 결혼식 문화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예비부부들은 ‘꿈꾸던 결혼식’을 현실화하기 위해 기존보다 더욱 세심한 예산 설계와 비용 절감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